시(poem)

이상윤 - 외롭다는 것은

잉여규 2018. 3. 7. 08:41

외론다는 것은 // 이상윤


외롭다는 건 혼자가 아니라는 것이다

아직도 그리움의 뿌리가 붉게

젖어 있다는 것이다


사람아 어느 날 까닭도 없이 문득

거울 앞에 선 내 모습이

초라하게 느껴지거나


저물어 가는 강가에서 바라보는

한 점 풍경이

철학이나 사색이 아니고 눈물이거든

그것이 외로움인 줄을 알라


우리는 날마다

가을 동화처럼 거울 속에서

예뻐지고 꽃이 되지만

오늘 세월이

친구처럼 그대를 붙잡으면


외로움이 내 곁에

서 있음을 알라


그대가 흔들리는 외로움임을 알라


눈물나는 사람 앞에 서면

뿌리가 붉은 꽃처럼 모두가 외롭다